맨 마지막에
오펀이 팡에게 라그나로크 되라고 하다가 갑자기 라이트닝 스노우 이런 애들이 전부 시해로 변하더니 팡이 돌림빵 까이는 장면
엔딩을 본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데 왜 애들이 갑자기 시해로 변한거죠??
다른 질문도 많지만 그게 제일 궁금한데 엔딩 본 분 계시면 시원한 답변좀....
3달전 올라온 질문이네요. 지금 답변하긴 너무 늦었지만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서 몇자 쓰고 갑니다. 제 답변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윗분이 생각하실 정도로 그렇게 허접한 엔딩은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우선 이걸 설명드리기 위해선 줄거리를 다시 좀 읋어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아시다시피 팡과 바닐라는 옛날에 이미 사명을 받고 라그나로크가 되어서 세상을 파멸한 경험이 있습니다. 사명을 완성하고 잠이 들었지만 팔씨는 코쿤에서 그들을 또 다시 깨웠습니다. 코쿤을 지키던 팔씨, 즉 발트안델스와 오펀은 팡과 바닐라가 또 다시 라그나로크가 되어서 진정한 구원을 위해서 오펀 스스로와 코쿤을 파멸시켜주기를 원했습니다.
발트안델스는 신이 찾아올 수 있도록 코쿤을 번영시키고 수 많은 인구를 번식시킨 다음 한꺼번에 자멸하도록 서서히 분란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라이트닝들이 스스로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르씨의 힘을 부여해 준 다음, 오펀을 찾아오도록 유도하고 도왔습니다. 팡과 바닐라는 자신들의 운명도 모르고 "코쿤에서 살자"며 다짐까지 하죠.
아무것도 모르는 일행이 오펀의 서식지로 찾아가서 발트안델스를 쓰러뜨리자 오펀은 라이트닝 일행을 시해로 만들어버립니다. 그 이유는 팡이 시해로 변한 동료들을 보고 절망하여 스스로 라그나로크로 변신하게끔 유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자 동료들이 팡을 사납게 공격하는데 그 이유는 그 순간만큼은 시해의 마음이 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시해가 된 자의 마음은 무념이나 비탄으로만 채워지며, 인간으로서 그 외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홈페이지의 FF13 용어 설명에서 발췌)
그 사이 팡은 동료들을 떠올리면서 스스로 사명을 거부합니다. 팡이 사명을 거부하자 동료들은 기적처럼 시해해서 회복이 되고 오펀은 일행에게 최후의 싸움을 걸어옵니다. 그 결과 일행은 오펀을 쓰러트리고 오펀이 파괴되자 코쿤 전체가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이 때 팡과 바닐라는 자의적으로 라그나로크로 변신하여 자신들의 강력한 힘을 코쿤을 구하는데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니까 FF13 엔딩을 정리하자면 팡과 바닐라는 애초부터 라이트닝들과 다른 사명을 가지고 있었던 거고, 라이트닝들이 르씨가 된 것도 결국은 팡이 라그나로크가 되어 오펀을 파괴하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정이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팔씨가 정해준 사명을 스스로 거부 하였고 비록 그 댓가로 팡과 바닐라가 희생을 치뤄야 했지만
"인간이 최초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게 되었다"는 주제를 팡과 바닐라의 크리스탈로써 상징적으로 잘 표현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제 답변이 큐브님의 의도한 질문의 범위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FF13 스토리의 흐름을 대충 이해하고 진행하는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긴 답글을 남기고 갑니다.
사명이 끝났기 때문에? 아님 사명을 다하지 못해서?
하여간 파판13 스토리 참 뭐같이 만들어놨죠.. 다른건 좋았는데 스토리 하나땜에 망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