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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 번역완료!

잡담 조회 수 12457 추천 수 0 2012.05.26 01:13:18

* 일본어는 학교에서 배운것 빼고는 제대로 배운적이 없습니다. 의역, 오역 난무하니 주의해주세요.

* 혼자 읽기 아까워서 번역하고 있는겁니다..태클은 사양하겠습니다 ㅠ

* 파론자매를 매우 애정합니다. 그러므로 파론 자매나오는 부분만 중점으로 번역합니다. 나머지 부분은 제 능력이 닿는대로 노력해보겠습니다. 킁..

* 가타카나의 표기는 13의 한글정발판의 번역을 따르고 있습니다. (ex)펄스, 르씨 등등.)

 

 

 

 

 

 

 

 

 

 

"생일선물, 고르는거 어렵네."

 

역의 상점에 멈춰선 세라가 중얼거렸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모습은 몇일 전 만났던 라이트닝과 무서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역시 자매구나, 라고 스노우는 내심 생각했다.

쇼윈도에는 엔틱풍의 북엔드라던가, 접시같은게 줄지어 있었다. 그런 것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선 세라는 '뭔가 아니야'라며 고개를 저었다.

내일이면 세라의 언니, 라이트닝의 생일이었다. 그 생일선물을 사기위해, 스노우와 세라는 쇼핑몰에 있었다. 그러나 거의 1시간 동안, 세라는 오로지 '뭔가 아니야'라며 고개 젓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려운거야?"

"그럼. 해마다 몇일 전부터 찾고 있지만, 좀처럼 발견할수가 없는걸."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면?"

"그건 안돼. 있잖아 저번에, 물어본적이 있었어. 그랬더니 언니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세라가 주는거라면 뭐라도 좋아, 라던가?"

 

어림짐작으로 말한 것 뿐이었지만, 세라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단해! 어떻게 알았어?"

"아니, 그렇게 말할것 같아서. 그 왜, 부모가 자식한테 하는 것처럼."

"그런가. 언니가 줄곧 부모님 역할을 대신해주었으니까."

 

미소를 띄운 입가가 불현듯 그대로 굳어버렸다.

 

"부모에게 숨기는 게 있어선 안되는거겠지."

 

세라가 왼팔의 붕대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 밑에 있는 것을 세라는 아직 라이트닝에게 말하지 않고 있었다. 스노우는 알고 있었다. 펄스(하계)의 낙인. 세라는 이적에서 펄스의 팔씨와 만나, 르씨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펄스의 르씨는 코쿤의 적. 그래서 세라는 일부러 「헤어지자」 라고 까지 말했다. 그런데도 두사람은 사명을 찾자고 맹세했다. 함께 사명을 찾아서, 사명을 완수해서, 그 다음은……아직 모른다. 르씨나 펄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녀석은 없을까 하고 가게에 오는 손님들마다 족족 물어봤지만 모두가 어렸을 적 들었던 옛날이야기나 그림책, 몇몇은 학교의 교과서에 실려있는 정도밖에 몰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붙잡고 물어보았지만 성과는 제로. 정보를 얻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역으로 수상한 물건을 사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서, 허둥지둥 빠져나와버렸다. 차라리 이적의 팔씨에게 직접 물어보러 다녀올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건 세라에게 단호하게 금지당했다.

 

『팔씨를 화나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스노우까지 르씨가 되어버릴지도 모르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서 보덤의 모두가 큰일을 겪게 될지도 몰라.』

 

세라가 그렇게까지 얘기한다면 단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르씨가 되는 정도로 끝난다면 망설이지 않고 이적으로 직행하겠지만, 마을사람들에게까지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 아니, 그 이상으로 팔씨의 분노인가 뭔가가 하는 것이 세라 한사람만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경솔한 행동은 할 수 없었다. 그런 연유로, 결국 지금까지도 무엇하나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어떻게든 될 것이다. 어떻게든 해볼것이다. 아직 코쿤의 주민 모두를 붙잡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방도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본 다음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세라의 팔에 감긴 붕대를 손바닥으로 숨기듯이 감싸, 그대로 끌어안았다.

 

"괜찮아. 내일이 되면 숨길 일이 없어지는거. 잖아?"

 

생일파티의 자리에서 라이트닝에게 사실을 밝히는 것으로 얘기되어있었다. 이런 일은 무언가가 계기가 있으면 뜻밖에도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곁에 있을게, 그렇게 말하면 세라는 기쁜듯이 미소지었다. 그런데도 제대로 얘기할 수 있을까 어떨까 불안한건지, 세라는 때때로, 정말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가라앉은 표정을 보일 때가 있었다. 그래, 지금처럼.

 

"있잖아, 저거!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아?"

 

세라를 웃게하려고, 스노우는 장난감가게의 앞을 손가락으로 가르킨다. 쇼윈도에 장식되어있는건 커다란 카방클 모양의 봉제인형이었다. 초록색의 긴 귀에 큰 꼬리, 도술사를 생각나게하는 의상. 귀엽기도하면서 어딘가 유머러스한, 옛날이야기의 소환수였다. 이정도로 라이트닝에게 안 어울리는 선물도 없을 것이다. 분명 세라도 크게 웃지 않을까……

 

"정말! 좋을지도!"

"에?"

 

세라가 큭큭거리며 가게 앞에 달려갔다.

 

"아니, 그건, 아무리 그래도"

 

설마 진심으로 할 생각인 줄은 몰랐다. 그나저나, 라이트닝은 정말로 이 수제품을 좋아하는걸까?

 

"ㅡ라는거지. 응!"

 

작게 혀를 내민 세라가 빙글 돌아서 되돌아왔다. 어지간히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던 스노우의 얼굴을 보더니, 세라는 뿜어버렸다. 낚여버린 스노우도 웃었다. 당했다. 정말 잠깐이라고는 하지만, 라이트닝이 카방클을 안고 잠든 모습을 상상한 자신이 이상했다.

웃으면서 걸었다. 다행이다. 세라가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어. 설령 1초라고 해도, 세라가 어두운 얼굴을 하게 두고 싶지 않았다.

 

"……워."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응? 뭐라고 말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저기 가게에 가보자."

 

세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스노우의 팔을 끌어안았다. 그래서 그 이상은 되물어보지 않았다, 라고 하지만, 사실은 듣고 있었다. 사라질 것 같은 목소리였지만, 고마워, 라고 하는 것을. 굳이 아는 척을 하지말자 라고 생각했다. 그 말을 인정해버리면 너무 가혹한 현실과 마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가능하면 세라가 잊어줬으면 하는 현실이었다. 그런 건 잊어버리고, 그저 웃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카방클말고, 리바이어던 봉제인형 같은건 어때?"

"아직도 그 소리네."

"그거라면 라이트닝에게 딱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건 팔지도 않아. 정말이지, 스노우도 참."

 

질려버렸다는 듯 웃어버린 뒤, 세라는 '그거야!'라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부적으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언니, 군인이니까. 분명 위험한 일도 한다고 생각해."

"보덤 치안연대의 돌격대장이니까."

"에ㅡ 그게 뭐야?"

"라이트닝의 상관이 말해줬어. 우리 부대의 돌격대장이라고."

 

언니답네, 라고 세라가 납득했다는 듯이 끄덕였다.

 

"부적이라는건, 늘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건가. 모처럼 둘이서 고른거니까 그런 종류가 좋겠네."

 

타이밍 좋게 액세사리 상점의 간판이 보였다.

 

"저기 한번 둘러보고 가자."

"글쎄? 언니는 악세사리같은거에 별로 관심 없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세라였지만 곧 생각을 고친 듯 미소지었다.

 

"저 가게있잖아. 어쩌면 언니에게 딱 맞는 물건이 있을지도."

 

세라의 귓전에서 고양이 모양의 귀걸이가 흔들렸다. 스노우도 같은 모양의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세라가 준 선물이었다.

길고양이같다고 노라. 스노우가 이끌고 있는 팀의 이름이었다. 그걸 얘기해준 바로 뒤에 세라는 그 악세사리 가게에서 고양이 모양의 귀걸이와 목걸이를 사왔다. 그러나, 그때까지 악세사리를 하는 습관이 없었기 때문에 작은 목걸이 하나라고는 하지만, 거부감이 있었다. 아니, 세라가 준 선물은 기뻤지만 괜히 부끄러웠던 것이었다. 처음 착용했을 땐 날던새가 바다에 뛰어드는 것 만큼의 용기가 필요했다. 목걸이를 하고 다닐 때마다 가슴 쪽이 잔뜩 신경쓰였었다. 겨우 익숙해졌을 때는 두 사람이 함께 있는게 당연해질 즈음이었다. 어쨌든간에, 그 악세사리 가게는 그런 특별한 가게니까 분명 오늘도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이트닝에게 줄 선물과……또 한가지.

"어라? 이상하네."

 

가게에 들어가던 세라가 갸웃거렸다.

 

"뭐가?"

"뭐랄까, 손님들이 전보다 늘어난 것 같아. 손님 연령층이 넓어진 것 같은 느낌?"

 

스노우 본인은 이 가게에 들어오는 것이 처음이어서 그 정도의 차이는 몰랐다. 세라의 말에 따르면 전에는 젊은 여성손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연배의 손님도 있고, 아이를 데려온 부부도 있었다. 다른 손님이 젊은 여성들밖에 없었다면 가게에 있을 수가 없어서 선물을 고를 수 있는 장소는 없어져버린다.

 

"손님이 늘어난건 좋은거 아닌가."

"뭐 그런거지. 이 정도라면 언니가 기뻐할 물건을 찾을 수 있을지도."

"그렇네."

 

대답을 하는 스노우의 시선은 어느 코너에 팔려있었다. 커플링을 늘여놓은 한 면이었다. 내일은 불꽃놀이 날이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전설의 불꽃, 이라고 하는 녀석이다. 그 불꽃 밑에서 세라에게 청혼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다. 프로포즈라고 하면 약혼반지. 세라가 고양이 모양의 악세사리를 고른 상점에서 산다. 분명 좋은 물건을 찾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쇼케이스 안에 있는 화사한 반지가 세라의 호리호리한 손가락을 눈에띄게 할 것이다. 응, 어울린다. 틀림없이 어울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본다.

 

"절대ㅡ무리!"

 

생각없이 소리지른 스노우를 세라가 의아한듯이 올려다보았다.

 

"왜 그래?"

"아ㅡ 아냐.아무것도 아니야."

 

당황해서 얼버무리고선 다시하번 쇼케이스에 시선을 돌렸다. 커플링의 한쪽은 어느정도는 사이즈가 컸지만 자신의 손가락에 끼우려면 두배는 더 커야 한다. 어떻게 보아도 들어갈 것 같지가 않았다. 도대체가, 이렇게 화사한 반지는 마물에 주먹을 한,두발 날린 것 만으로 부서지고 말것이다.

 

"뭐든간에 반지가 아니더라도 좋겠지."

"그렇지. 반지라니, 의외로 별로 필요하지 않잖아."

 

가슴 속에서 중얼거린다는게 그대로 목소리로 나와버리고 말았다.

 

"손이 더러워지는 일이라던가 하나하나 빼지않으면 안되는 거.선물이 일을 방해하면 안되겠지."

"아, 아아. 그렇지."

 

생각하는 대로 입으로 나오고 마는 자신이 이 만큼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쓸데없는 걸 말하지마, 라고 자신에게 타이르며 옆 코너에 눈을 돌렸다. 이거라면 나한테도 괜찮을까, 라고 이번에야말로 목소리로 내지 않고 중얼거렸다. 팔찌라던가 뱅글 같은걸 모아둔 선반이 있었다.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것도 많았고, 디자인도 가지가지, 세세하게 조각을 해놓은 제품이나 탄생석을 박아놓은 것 등등이 있었다. 그러다가 탄생석을 박아놓은 악세사리가 눈에 띄었다. 최대한 늘리면 내 손목에 들어갈 사이즈 같아ㅡ 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어머, 우리 메리쨩에게 딱이네."

 

옆에서 손이 뻗어와 마침 스노우가 보던 팔찌를 낚아채가버렸다.

 

"아……."

 

어느 녀석이 메리쨩이냐, 이러니까 아줌마들은…이라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옆을 보았다.

"봐, 잘 어울리네."

 

시선이 닿은 곳엔 중년 여성에게 안겨있는 소형견이었다. 요즘 인기있는 개의 한 품종인 "손바닥 개"라고 불리는 녀석이 아무래도 '메리쨩'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녀석의 목에는 아까 보았던 팔찌가 최대한으로 벌려져 걸려있었다.

 

"하필이면 목걸이냐……."

"와, 정말 귀엽다!"

 

맥이 풀려 어깨를 떨어뜨린 스노우를 곁눈질로, 세라는 '메리쨩'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소형견이 목에 컬러스톤을 반짝거리며 꼬리를 흔들었다.

 

"아ㅡ그만그만."

"응, 언니, 항상은 아니었지만 손목에 뭔가 기계같은 걸 두르고 있던 적도 있었어. 아마 일 때문이겠지만."

"다음이다, 다음!"

 

대화가 조금 끊긴 것 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옆의 코너로 이동했다.

 

"피어스에 귀걸이인가."

 

세라는 벌써 고양이 모양의 귀걸이를 하고 있다. 새로운 귀걸이를 주면, 원래 있던 것을 빼야만한다.

 

"귀가 네 개도 아니고."

"에? 뭐가 네 개?"

 

방금 한 말도 세라가 듣고 되물어왔다. 아니아니, 이 쪽 이야기야. 라고 대답하면서 깨달았다.

 

"있을 수도 있겠다!"

 

세라와 자신의 것을 합쳐서 네 개. 하나의 귀걸이를 둘이서 나눠 착용하면 될 것이다.

"스노우? 아까부터 조금 이상한 것 같아."

"그, 그래?"

 

그것보다 귀걸이나 고르자, 라고 말을 황급히 이어갔다.

 

"쪄기~여기여기 하트 모야앙~"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렸다. 보지 않는 편이 좋을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결국 뒤돌아보고 마는 건 인간의 본능이란 녀석 때문인가.

 

"싫어어~자기도 차암."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얘기하는 커플이 이었다. 혼잡한 가게 안이었지만 그 주변만은 원을 그리듯 공간이 비어있었다. 저렇게까지 팔다리를 붙이면서 걸어다니는 건 물리적으로 무리가 있지 않을까, 인체의 밀착도라고 하는 한계를 돌파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어이없음을 넘어 감탄해버릴 정도로 끈끈하게 붙어있었다. 그리고 볼과 볼을 찰싹 붙이고 있는 두사람의 귓가가 눈에 띄었다. 같은 모양의 귀걸이가 반쪽씩 각자의 귓볼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혹시나라고 생각해서 가게안을 둘러보니 다른 커플도 하나의 귀걸이를 둘이 나눠서 착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데려오 부부들도, 귓가에 함께 있는 귀걸이. 아무래도 최근의 유행인 것 같았다.

 

"귀걸이는 기각."

 

애초에 스노우는 유행에 둔감했다. 판에 박힌 듯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똑같이 따라하는 건 아무래도 좋아지지가 않았다. 지금 고르고 있는 건 단순한 선물뿐만이 아닌 생애에 단 한번 기념할만한 물건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다니는 흔한 물건으로는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가게로 가볼까."

"그럴까. 역시 언니는 이런거 안 좋아할거라고 생각해."

"돌격대장인걸."

 

그런거지, 세라가 웃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세라 말대로 쉽지 않네……."

 

원래 깔끔하게 한번에 정해버리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은 한가지니까,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금방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미안해, 끌고와버려서."

"아니, 그런 뜻이 아니야. 그냥 뭐랄까ㅡ 자신의 마음을 물건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하니까 아무리 봐도 부족해. 계속 이런건 아냐 라는 기분이 들어서."

 

지금의 마음을 모양있는 물건으로 바꾸자고 생각하니 코쿤을 통째로 차버리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눈에 날 것 같지 않았다.

 

"응, 그러니까. 언제나 고민하는거야. 좀 더 좋은게 있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말이야, 상대가 기뻐하는 얼굴을 본 순간에 그런 수고들이 전부 하늘로 날아가버려."

"그런가."

"응…이라니. 어라? 자신의 마음이라는건?"

"아-아무것도아냐! 좋아, 다음 가게로 가자!"

 

무심코 입을 벙끗거렸다. 얼마나 더 속일거냐, 라고 하는 자신도 더이상 자신이 없어졌지만. 어쨌든 상점 밖으로 나갔다.

 

"저기 가게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악세사리 가게라면 다른 곳에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되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쇼윈도에 진열되어있는 목걸이가 눈에 띄었다. 가게에 들어갈 때는 다른 손님이 가리고 있어서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미안. 잠시 어디 갔다올게."

"왜 그래?"

"화장실."

 

정말, 하고 가볍게 웃으며 세라가 먼저 앞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려서, 스노우는 가게의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점원 씨, 저 쇼윈도에 진열해놓은 녀석……"

 

가까이 있는 점원에 말을 걸고나서 놀랐다.

 

"소니아 선배?!"

"참, 스노우도. 선배 소리는 이제 그만해."

 

그녀는 스노우와 같은 고향 출신이었다. 스노우보다 3년 연상으로 스노우에게는 누나와도 같은 존재였다. 사실은 굉장히 무서운 누나였지만.

 

"그렇게 부르라고 말한 건 소니아 선배였잖습니까."

"어렸을 때 이야기잖아."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곤 옆의 직원에게 '쇼윈도의 목걸이, 가져와.'라고 명령했다.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고 싶어하는 건 변함없었다.

 

"네, 점장님."

 

점원의 대답을 듣고 놀랐다. 싶어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윗사람이었던 것이었다.

 

"선배가 점장? 대단한데."

"점장이라고 해도 아직 1개월 밖에 안됬지만. 애초에 여긴 인기있는 가게라서, 꽤나 스트레스 받는다고."

그런 이유로 손님이 늘었던 것이다. 소니아 선배, 수완이 좋으니까. 라고 스노우는 속으로 끄덕였다.

"그나저나, 여기 오기 전에는?"

"팔룸폴룸의 가게에서 졸업하고 나서 줄곧."

 

스노우와 같은 고향에 있었던 건 1년이 채 안된다. 그녀는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는 중학교에 입학했다. 본인의 희망과 학력을 적으면, 어디의 학교라고 진학할 수 있다. 학비는 전부 성부가 내주기때문에 고아라도 고아가 아니더라도 부모의 유무가 핸디캡이 되지는 않는다. 학교 뿐만 아니라 코쿤에서는 팔시와 성부가 이런저런 생활을 보장해줬다. 범죄에 손대지 않는 이상 아무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그저 스노우는 그런 축복받은 생활에 내심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무언가가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서 밭을 만든다거나 마물퇴치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자기 손으로 하자 라고 생각했다. 물론 전부는 아니었지만.

 

"스노우, 너 있잖아. 일도 안하고 빈둥거린다며?"

"별로 뒹굴걸는게 아닌데……."

"이제 나이도 찼으니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돼."

"아니, 그러니까 난……"

 

사람 말을 끝까지 안 듣는 것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옛날부터 잔소리 많은 엄마같은 사람이었다.

 

"방금 같이 있던 아이, 여자친구지?"

"응? 어어."

"그러면 여친을 위해서라도 정신차려. 울리면 안돼."

"울릴리가 없잖아! 세라는 내가 절대로 행복하게 만들어 줄거야!"

 

생각없이 외친 뒤, 주변의 시선이 모두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쇼윈도에 악세사리를 가지러 간 점원까지 이상한 표정을 하고있었다.

 

"정말로 바뀌지 않았네, 스노우는."

"그러는 소니아 선배는."

"너 만큼은 아니야."

 

킥킥 웃으면서, 그녀는 점원에게 악세사리를 받아들었다. 커플 목걸이로, 코쿤을 본 떠 만들어 반짝거리는게 눈에 띈다. 한번에 보고 마음에 들었다. 코쿤을 통째로 던지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세라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코쿤 하나로는 너무나 부족했다. 그러니까 두 개의 코쿤을 둘이서 하나씩 가진다…….

 

"이거, 마음에 들지? 아는 사람이 디자인 한거야. 뭐랄까, 코쿤에서 제일 행복한 두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코쿤에서 가장 행복한, 인건가. 응, 그렇네."

 

프러포즈 선물로 이렇게 어울리는 물건은 또 없겠지. 세라를 코쿤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어. 라고 맹세했다.

 

"기다려봐. 선물용으로 포장해줄 테니까."

"아니, 괜찮아. 세라를 너무 많이 기다리게 해서."

 

계산을 끝내고 목걸이를 난폭하게 움켜쥐었다.

 

"잠깐! 스노우!"

 

급하게 가게 밖으로 뛰쳐나온다. 옛 지인을 만난게 기뻐서 너무 오래 이야기해버리고 말았다. 화장실 다녀왔다기엔 너무 늦었다. 그 사이 세라가 찾으러 오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다행히 세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바로 다음 가게로 건너간듯 했다. 목걸이는 주머니에 급하게 숨겼다.

 

"코쿤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든다.……좋아!"

 

양손으로 주먹쥐고 끄덕였다. 내일 밤 세라에게 청혼한다. 그리고 전설의 불꽃 아래서 둘의 행복을 비는거다. 르씨로서의 사명도 모르고, 세라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른다. 이미 도망칠 곳도 없는게 아닐까라고 불안한 마음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불안해하면 세라는 더욱 불안해할 것이다. 그러니까 밝은 미래만을 믿자고 생각했다. 비록 발밑이 낭떠러지라고해도, 멀리 바라보는 바다는 아름답다. 스노우, 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세라가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선물! 찾았어!"

 

이쪽이야 이쪽, 세라가 기쁜 듯이 팔을 잡아 끌었다.

 

"부적이 될만한거?"

"응. 부적 대신에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면서 언니다운 것."

 

도검류를 취급하는 가게 앞이었다.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우고, 세라가 쇼윈도를 가리킨다.

 

"이거?"

 

서바이벌 나이프였다. 꾸미지않은, 실용적인 제품. 생일선물에는 솔직히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왜 이걸로 고른거야?"

"부적이니까. 날붙이가 악귀를 쫓아낸다는 의미가 있어."

 

호신용 칼이라는 말은 알고 있다. 그저 이건 서바이벌 나이프이다. 호신용 칼하고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그리고 있잖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어. 나이프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어딜가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세라의 입가가 숙연해졌다. 언니는 군인이니까, 라고 말하는 눈동자가 어딘가 멀다.

 

"일로 변두리 같은 곳에도 다녀오는 것 같았고 언제 어떤 상황에 처할지 모르는 직업이잖아? 어디서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서, 돌아와줬으면 하니까……"

"그래서 서바이벌나이프인가."

"이상할까?"

"아니, 좋다고 생각해."

 

어디서 무슨일이 있더라도 살아남는다. 그런가. 스노우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 소원은 또한 자신들의 소원이기도 했다.

 

"좋아! 이걸로 하자!"

 

세라가 기쁜듯이 끄덕였다. 그 여린어깨에 팔을 둘러, 스노우는 가게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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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1. 언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바보인증을 해주는 스노우....

2. 세라가 여러모로 언니 걱정이 참 많았군요...괜히 내가 또 울컥....

3. 그래서 이 파론자매를 왜 자꾸 괴롭힙니까 토ㅗㅗㅗ리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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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id: windyangelwindyangel

2012.05.26 04:17:03

하...........이때 참 좋았구만 ㅠㅠㅠㅠ

세라와 스노우 커플 난 나름대로 좋았다고 ㅠㅠㅠㅠ

그나저나 목걸이를 고른게 그런 이유였군요.......디자인이 코쿤이랑 닯았기 때문에..........

..............미안, 스노우 나 솔직히 목걸이 봤을때 좀 그렇다고 생각했어;;;; 그런 깊은 의미가 있었구나;;;;;;

...................뭐랄까 정말 풋풋하고 ㅠㅠ 흑흑......좋......좋네요 흑흑흑.......

이랬던 애들이 어쩌다.........아아아아...........

 

애초에 13-2 진엔딩에서 결국 스노우가 어찌 됬는지 밝혀졌던가요.........

라이트닝 DLC 에서 라이트닝은 세라의 그........걸 알게되었는데.......

스노우는 알까요.................아, 진짜 얘네들 시나리오를 발로 썼냐......왜 이런점을 무시하는데........

 

아무튼 정말 좋구.............번역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더 번역하실 생각은....?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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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id: 인포인포

2012.05.26 11:25:05

세라와 스노우, 라이트닝에 대해선 이 챕터하고 웹에 공개된 1챕터 - 조우- 가 끝입니다..=ㅂ=..;; 웹에 공개된건 다른 사람들이 많이 번역해놔서 제가 굳이 번역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굳이 중요한 부분이라면 팡하고 바닐라고 어떻게 르씨가 되었는가에 대해서 살짝 나온게 있던데 이제 저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방학 때 시간나면 더해보겠습니다 ^^ 근데 솔직히 절반은 참 쓸때없는 이야기로 채워져있다는 느낌이..좀..많이 듭니다..허허ㅓ....

 

13-2마지막까지도 스노우는 안나와요. 스노우 시나리오에서 나오는가는 모르겠지만 라이트닝DLC에서는 안나오더라구요.허허허허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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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스퀄리노아

2012.05.26 16:12:43

잘 읽었습니다!... 13탄 플레이 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뭉클해지네요. ㅠㅠㅠ

정말 약혼 목걸이는 처음 알았어요.... 코쿤 밑에 달린 장식이 크리스탈이였다니......ㅠㅠ 섬세한 디테일에 감동입니다.  성부가 전액 무상 교육을 실시했다는 사실도 재미있네요.  저러니까 사육될 수 밖에 없었나.

그러고보니 팡과 바닐라의 생사가 궁금해지네요;;.......걔네들, 살아있긴 한 건가?? 악 토리야마 어떻게 수습할거야 13-3 어떡할거냐고!! ㅠㅠ


스노우-세라가 파판에서 가장 불쌍한 커플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차라리 티다 유나처럼 함께 여행을 다니다가 헤어진거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그러고 보니 세라의 역할이 많이 겹치네요. 동생, 약혼녀, 노엘의 파트너 역할까지........니가 진정한 갑이다;; 

원래 세라의 이미지가... 마치 성에 갇혀있는 잠자는 공주님 느낌이었는데; 13-2에서는 완전 잔다르크;;; 덕분에 스노우는 공기화;;; 아 불쌍한 이 녀석은 또 어쩔거야............ㅠㅠ


며칠전에 어떤 게시판에서 가설을 읽었는데요

13-2 엔딩에서 라이트닝이 OOOO로 변한 이유는 그것이 발할라의 혼돈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ㅠㅠ 라이트 본인의 의지로 그 상태가 된 것이라고 하네요.

또 다른 가설로는.... 13-2 엔딩의 라이트닝 OOOO이 베르서스 시대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가설이네요(......) 그것이 베르서스 시대에서는 현존하는 마지막 OOOO일 것이고... 결국 여신에 준하는 힘으로 왕국을 수호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그렇게 계속되는 라이트닝의 네버엔딩 스토리.


네, 뭐 어디까지나 무한망상 가설입니다... 이미 2차 멘붕을 겪은 유저들이 뭔들 상상을 못하겠나요.... 이제는 라이트닝이 녹티스의 동료로 등장해도 놀랍지 않을겁니다. 이젠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이 바보같은 스퀘어 니들 덕분에 상상력이 무한대로 증진 되는구나ㅠㅠ


암튼... 번역 하느라 수고 많으셨구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 시간되시면 다른 내용도...(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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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id: 인포인포

2012.05.26 17:42:38

저도 베르서스에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정말 팍팍 듭니다.... 딱 DLC끝내고 나서 컨트롤러 집어던지고 나서 든 생각이 "이거 베르서스랑 잇는거 아냐?" 라는 건데...만약 진짜 베르서스로 이어진다면 도대체 라이트닝은 몇살을 먹는겁니까 얼마나 우려먹는겁니까 네??

...물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요 망상은 망상으로 끝낼 수 있게 도와줘 스퀘닉 ㅇㄴ.....

 

더 재밌는 사실은 픽시브에 가면 커플들이 노엘호프(얘네는 떡밥도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ㅋㅋㅋ<)>>호프라이>>노엘세라>>>>>>>>>>>>>>>>>>>>>>>>>>>>>>>>>>>>>>>>>>>>>>>>스노세라 정도랄까요...

스노세라는 대놓고 약혼에 공식커플인데 아무도 그려주지 않아요 큽ㅋㅋㅋㅋㅋㅋㅋ

 

목걸이는....흠..

아 그러고보니 이 소설 작가가 꽤 유명한 사람인가보더라구요. 감독은 토리야마고, 작가는 다른 사람인데 책에 들어있는 앙케이트 보니까 이 책을 산 이유 중에 xxxx작가가 썼기때문에 라고 되었더군요. 일본 원서 읽는 건 이게 처음이라 잘쓰는 건 모르겠지만...아무튼 디테일하게 챙겨주니까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분량좀 늘여주지 않겠니. 가끔은 팡과 바닐라가 주인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가끔..많이 들어요 네...

 

잘 읽어주셔서 저야말로 감사함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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